1400원 앞둔 환율, 한인들 희비 교차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400원대를 바라보자 한인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 여행을 계획했거나 한국으로 송금할 계획이 있던 한인들은 남몰래 웃음 짓는 반면, 원화를 송금받는 유학생이나 주재원 등은 울상이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경험한 한인들 사이에선 이참에 달러를 한국으로 송금해 환차익을 누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2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9.1원 상승한 1350.4원에 마감했다. 환율은 장중 1350.8원까지 오르며 연고점을 경신했다. 원·달러 환율이 1350원을 돌파한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9년 4월 29일(장중 1357.5원) 이후 처음이다. 물가를 잡으려면 강도 높은 긴축을 지속해야 한다는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이 환율에 기름을 부었다. 유럽·중국 등의 경기침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점도 안전자산인 달러가 인기를 끄는 이유다. 투자은행(IB)에서 근무하는 이 모씨는 “추석을 앞두고 한국 가족들에게 송금했더니 생각보다 많은 원화 금액이 찍혔다”며 흐뭇해했다. 한인들 사이에선 믿을 만한 한국 거주 지인에게 원화로 송금을 해 뒀다가, 환율이 떨어지면 다시 미국으로 보내 환차익을 누려야 한다는 대화도 오간다. 한국을 방문 중인 이들도 여행 비용을 절약하며 환율 덕을 보고 있고, 유럽 등 해외여행을 계획하는 이들도 많아졌다. 한국으로 물품 대금을 송금하는 일부 수입·도매업체들도 환율 상승으로 인한 반사 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유학생이나 주재원은 울상이다. 최근 교환학생 과정을 시작한 김 모씨는“예상보다 높은 물가에 환율까지 계산해가며 장을 보니 스트레스가 크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시중은행을 찾은 한 유학생 학부모는 “높은 물가는 절약하면 된다지만, 정해진 학비는 대응할 방법이 없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뉴욕증시는 연준의 긴축 장기화 우려에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대비 184.41포인트(0.57%) 하락한 3만2098.99, S&P500 지수는 27.05포인트(0.67%) 내린 4030.61로 마감했다. 나스닥 지수는 124.04포인트(1.02%) 떨어진 1만2017.67로 거래를 마쳤다. 금리에 민감한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3.4%를 넘어서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김은별 기자환율 한인 환율 한인들 환율 상승 한인들 사이